삼성전자 사야되나 - 차트투자와 가치투자 그리고 투기
날이 갈수록 주식시장의 향방이 매우 흥미 진진해집니다. 불과 한 달 여전에 코스피가 1400을 찍었는데 오늘 1900대까지 오게 되었고 그동안 외국인들의 묻지마 매도가 이어졌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그 물량을 다 받아내면서 주식이 오르게 되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 종목은 삼성전자였는데 우리나라 시총 1위 답게 엄청난 거래량을 기록하였고 주식 가격도 4만 원 초반에서 5만 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아마 지금쯤 개인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지금 들어가도 되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코로나 전에 5만 원 후반이었으니 지금 사도 5만 원 후반까지는 오르지 않겠냐는 생각,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으니 방심할 수 없다는 생각, 우리나라 최고 기업이니까 지금 사둬도 언젠가는 오를 거라는 생각 등이 있을 거로 예상해봅니다.
지금 어떤 주식을 사도 되는지 주위 사람들에게 묻고 주식시장에 들어간다면 이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생각합니다. 투기를 야구에 빗대어 보면 선수나 팀도 잘 모르면서 주위 사람들 말만 듣고 특정경기에서 이길팀을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동안 잘해왔던 팀이라면 이긴다에 거는 것이 나을 것이고 주위 사람들도 대부분 그럴 것으로 예상할 것입니다. 잘하는 팀이 여러 경기에서 계속 잘할 거라는 생각은 합리적이지만 특정한 한 경기에서 이길 거다 질 거다를 예측하는 것은 다소 도박적인 면이 있습니다. 잘하는 팀이 이길 가능성이 크겠지만 선수들의 컨디션, 원정이냐 홈이냐, 상대팀과의 전적, 날씨 등의 변수가 많이 있어서 한 경기 한 경기의 승부를 예측하는 것은 어긋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주위의 사람들에게 물어 투자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있는데 하나는 그 팀의 최근 분위기를 보는 것입니다. 몇 주간 원정과 홈을 다녔지만 승리한 날이 많았다면 다음 경기에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승리하는 날과 패배하는 날의 행보는 어느 정도 패턴화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패턴을 보일거라고 예상하는 것입니다. 마치 3승 후 1번 패배를 하는 식이 많았다면 다음 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이 틀리게 된다면 사람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오늘 경기는 거의 이길 수밖에 없는 확률이었는데 패배했다면 사람들은 당황하고 다음 경기에서도 또 패배하면 우왕좌왕하며 그 다음에도 패배하면 결국 공황상태가 오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껏 기록했던 승률을 믿을 수 없게되고 이제 앞으로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시장의 반응과 패턴을 파악하여 투자하는 것이 차트투자 방법입니다. 양봉과 음봉으로 된 차트에서 특정한 패턴을 찾고 패턴 안에서 투자를 하며 시장이 패턴에 없던 행보를 보이면 다시 그 행보에서 패턴을 찾아 투자를 하는 식입니다.
야구팀의 선수나 코치들을 분석해서 시즌 끝자락에 1위가 될지 아닐지를 유추해 볼 수도 있습니다. 성적은 별로 좋은 선수가 아닌데 매일 연습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지금은 성적이 안 좋아도 앞으로 좋아질 거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적이 좋은 선수라 하더라도 매일 술집에서 보이고 갖은 구설수를 만든다면 지금의 좋은 성적이 곧 떨어질 수 있을 거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지만 코치가 매우 과학적이고 개개의 선수들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그 팀의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식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가치 투자입니다. 지금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지만 나중에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주식을 발굴하여 싼 값에 매수한 뒤 가격이 오르면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차트투자나 가치투자나 당장 내일의 주식 가격을 알 수 없습니다. 마치 내일의 경기 결과를 합리적으로 추론해볼 순 있어도 예측이 틀릴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래서 주식은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몇 달안에 10%나 100%를 보고 주식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물론 어떤 사람은 로또 맞듯이 낮은 확률로도 그런 높은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손해를 볼 것입니다. 그래서 차트투자든 가치투자든 자신이 믿는 이론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이익을 볼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차트투자가 맞는지 가치투자를 맞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저의 능력을 벗어난 일이지만 지금 시점에 삼성전자를 사는 게 맞는지 아닌지는 될 수 있으면 자신의 투자방법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지금 사람들이 전부 삼성전자를 얘기할 때 조용히 코스톨라니의 달걀과 비트코인 사례를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