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히사마쓰 다쓰오 - 작고 강한 농업

코스터플로우 2020. 5. 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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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도시청년, 밭을 경영하다'

   저자는 28살에 해외 영업직을 그만두고 농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실 비판적이고 윗사람에게 좋은 소리만 못하던 그는 으레 열정만 가득한 사람들 혹은 이론만 아는 사람들이 그렇듯 환경과 바른 먹거리를 위해 유기농을 하겠다고 다짐하며 농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우선은 농업회사에서 근무를 하며 농사를 배워보고자 했으나 농사일에 초보였던 그는 다시 회사의 사무일만 맡아서 하게 됩니다. 생산직에 있어야 할 사람이 다시 사무직에 있으니 시간을 버린 것일 수도 있으나 그는 이때 전체적인 농업의 그림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더 유기농에 뛰어들 마음이 생겼지만 저자는 다른 사람들이 가진 유기농의 환상을 가차 없이 깨줍니다. 

   흔히들 유기농이라고 하면 맛있거나 친환경적이거나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꼭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농촌에서 쓰는 농약은 사용방법에만 맞게 쓰면 잔류농약을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안전하며 농산물이 맛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유기농이 아닌 경우에도 재배시기, 품종을 잘 고르면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저자가 유기농을 하는 이유는 우선 유기농이 본래 조상들이 해오던 방식의 농업이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을 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더욱더 유기농을 넓혀나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다품종의 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책에서는 유기농 경작방법에 대한 얘기는 없습니다. 오히려 농업을 일반적인 하나의 사업으로 보고 어떻게 관리하고 경영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룹니다. 그런 배경에는 저자가 스스로 밝혔지만 자신이 농업이 잘 맞지 않고 사업을 유지하고 방향을 결정하는데 더 흥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는 15년 동안 농업에 종사했지만 막상 생산을 하는 데에는 적성이 없는 듯하고 주된 농기구가 IT라고 하는 것을 봐도 그렇고 팀을 이루고 분업하면서부터 사업도 안정화되고 커진 것을 보면 그 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처음 7년 동안은 혼자서 농사를 했다고 하니 실력이 없을 거라 추측하면 오산인 것 같고 다만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표현일 뿐이며 팀을 구성해서 관리하고 농업의 미래를 생각하는 부분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나라 농업회사들도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날마다 작업표를 쓰고 인터넷 클라우드에 저장하여 기록하였습니다. 이것으로 자칫 개인기에 따라 농업 생산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였고 기존 직원들이나 새로 온 직원도 빠르게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으니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저자는 앞으로의 농업에 대한 방향을 얘기하고 있는데 시대적 흐름에 비춰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이전에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생산만 하면 모두 팔렸기 때문에 농업에서도 단품종에 대량 생산할 궁리만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넷이 등장하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쉽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직접 농산물을 배달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는 다품종 소량 생산하여 자신만의 이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말한 작은 농업이 꼭 올바른 길은 아니지만 소비자와 소통하는 일, 다른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일은 작은 농업의 장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일본의 농업은 우리보다 20~30년 앞서 있다고 말합니다. 그 주된 이유는 고령화가 우리보다 빨랐기 때문입니다. 유기농도 약간 빨라 보이는데 그만큼 지금 귀농을 하거나 유기농을 생각하신 분이 생각할 수 있는 미래가 조금 그려진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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