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통화(돈)의 양을 보려면 먼저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의 양을 보면 될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돈을 찍어 시중은행에 대출을 해주거나 국채 등을 매입하여 시중에 돈을 풉니다. 그럼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의 양이 우리나라에서 돌고 있는 돈의 양의 전부일까요. 예전 포스트에서 신용창출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지급준비율이 10%라면 은행에 예금된 돈(맡겨진 돈)의 90%는 다시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A가 100만 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10만 원만 금고에 보관하고 90만 원은 B에게 대출을 해줍니다. A는 나중에 은행으로부터 100만 원 + 이자를 얻지만 B가 가진 90만 원은 여전히유통되고 있다가 나중에 이자를 더하여 은해에 갚게 됩니다. 결국 시중에는 100만 원+90만 원+이자가 있는 것이 되게 되고 90만 원+이자는 신용창출로 생겨난 돈입니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과 실제로 시중에 유통되는 돈은 차이가 있고 계속 불어나기 때문에 실제 통화량은 여러 통화지표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본원통화(M0)
한국은행이 실제로 찍어낸 화폐의 양이고 시중의 현금과 지급준비금의 합으로 계산됩니다. 앞선 예에서 A가 들고 있던 100만 원이 한국은행이 찍어낸 돈이라면 이 100만 원은 B가 가진 90만 원의 현금과 은행이 금고에 보관한 지급준비금 10만 원의 합과 같습니다. 2020년 1월 본원통화량은 190조 원 정도입니다.
협의통화(M1)
본원통화와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성격의 돈의 합을 뜻합니다.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돈에는 요구불예금이나 수시 입출식 저축성예금, MMF, CMA 등이 있습니다. 유동성이 큰 성격의 돈이 시중에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있으며 2020년 1월에 945조 원 정도입니다.
광의통화(M2)
협의통화에 만기 2년 미만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외화예금, 수익증권 등 약간의 이자를 포기해야 현금화할 수 있는 상품들을 포함한 통화량입니다. 돈이 어디로 흘러갈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이며 예를 들어 예금, 적금이 증가하면 은행으로 돈이 이동하고 있고 수익증권이 증가하면 주식시장으로 돈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1월 2,922조 원 정도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시중의 돈의 흐름을 보기 위해 M2의 구성요소별로 나타낸 통화량입니다. 수익증권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가 다시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2008년까지 주식시장으로 돈이 많이 이동했다가 금융위기로 인해 다시 돈이 줄어든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부터 CMA는 늘고 양도성 예금증서는 2009년까지 크게 증가했다가 2011년 이후에는 CMA보다 오히려 더 줄어드는데 이는 은행들의 낮은 금리로 인해 이전에는 예금에 맡길 돈들이 이제는 증권사의 CMA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유동성(Lf), 광의유동성(L)
Lf는 광의통화(M2)와 광의통화에 포함되지 않은 2년 이상의 장기금융상품을 합한 통화지표이고 L은 Lf에 국채, 회사채, 기업어음 등의 유동성 시장 금융상품을 포함한 통화지표입니다. 2020년 1월 Lf는 4,150조 원 정도이고 L은 5,253조 원 정도입니다. 결국 광의유동성(L)이 앞서 나온 모든 통화지표를 합한 개념이므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체 통화량을 광의유동성의 값인 5,253조 원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