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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카카오뱅크는 정말 'kakao'가 운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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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가 처음 나왔을 때 카카오라는 말을 듣고 '뭔가 은행의 혁신을 위해 인터넷은행을 만들었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휴대폰만으로도 통장을 만들 수 있음은 물론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있는 체크카드까지. 인터넷은행의 선두주자인데 그럼 과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님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사실을 얘기하자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이기는 하지만 소유하지는 않았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주식 34%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 삼성이 은행을 가지고 있었나요? 아님 엘지는? 왕년의 현대는? 모두 은행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증권은 있었지만요.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은행에 대해서 알아보면 은행은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중앙은행, 상업은행, 투자은행으로 중앙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통화량을 관리하며 시중은행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입니다. 상업은행은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은행입니다. 주로 단기적인 자금을 다루며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은행들이 모두 여기 해당됩니다. 투자은행은 나머지 금융업무, 채권, 주식 등을 다루는 은행입니다. 주로 장기적인 자금을 다루며 우리나라에서는 딱히 구분되지 않고 증권사들이 이들 업무를 취급합니다. 외국에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구분되어 운용되며 예를 들면 상업은행으로는 JP 모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이 있고 투자은행으로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이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파산하거나 인수된 메릴린치, 베어스턴스, 리먼브라더스는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이었습니다.

 

   상업은행의 주된 업무는 가계로부터 자금을 받아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것입니다. 수익을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가계로부터 예금을 받아야 하고 기업들에게는 갚을 능력이 되는지 꼼꼼하게 확인한 뒤 대출을 해줍니다. 그런데 기업이 만약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져도 소유한 은행을 통해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줄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피해가 예금을 했던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법으로 만들어놨습니다. 이를 '은산분리'라 하고 실제로는 기업들은 은행의 지분을 4%로만 가질 수 있고 의결권이 없는 지분은 10%까지만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9년 1월 인터넷은행 활성화와 혁신을 위해 IT기업들에 한해서만 은행의 지분 34%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인터넷은행은 IT기술이 중요하다 보니 모기업인 IT기업들의 원활한 기술 적용을 위해 지분을 올렸습니다. 

 

   기업이 은행을 가질 수 없듯이 금융기업도 기업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이를 '금산분리'라 하고 기업(지주회사)이나 금융기업(지주회사)이 서로 소유할 수 없도록 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그럼 이쯤에서 좀 의아한 것이 '삼성증권이나 SK증권 등은 무엇인가' 할 수 있는데 이는 법의 허점을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주회사가 아니면 금융기업을 소유할 수는 있기 때문에 '은산분리'를 적용받는 은행 말고 증권, 보험 등은 지주회사가 아닌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IT기업에게 예외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34%나 가지게 하고 최근 들어 은산, 금산분리를 완화하여 경제를 더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현재는 기업이 은행의 지분을 4%까지는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지분율을 더 높이자는 건데요. 금산분리는 그 정책이 없던 미국에서 1929년 대공황이 일어나면서 1933년 글래스-스티걸법으로 제정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1999년 이 법이 폐지되었고 이후 부동산 담보대출과 증권이 섞인 파생상품으로 미국 금융위기가 온 걸 생각해보면 우리도 신중히 생각해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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