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서비스였던 타다가 얼마 전 문을 닫았습니다. 문을 닫음과 동시에 타다 기사들은 열악한 처우에 대한 소송을 걸었고 타다의 대표는 국회가 혁신을 가로막았다고 말하였습니다. 공유경제는 몇 해전부터 언급되면서 이제는 모두가 아는 선도적인 기업들 - 에어비앤비, 우버, 집카 등이 있고 이들 기업은 현재 상장을 했거나 준비 중으로 공유경제가 허상이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듯합니다.
공유경제의 뜻은 한 마디로 유휴자원을 다른 사람과 같이 쓰면서 자원도 아끼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에 방이 하나 비었다는 것은 주인이 비싼 돈 주고 매매, 임대해서 들어왔지만 방 하나 가격만큼은 불필요한 지출을 한 셈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 방을 누군가에게 저렴하게 임대를 해주면 집주인도 좋고 임차인도 좋은 거 아니냐는 것입니다. 우선 안 쓰는 자원을 누군가에게 저렴하게 임대해준다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사회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면 아파트와 같은 곳을 모텔과 비슷한 비용으로 1박을 할 수 있고 우버를 이용하면 마찬가지로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유경제 속에서는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얻기 때문에 윈-윈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가 안될까요. 공급자와 소비자가 모두 윈-윈하는 구조인데. 서비스를 좀 더 살펴보면 그 답이 나오는데 가령 에어비앤비에서 누구나 안 쓰는 공간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대단한 서비스 같지만 예전부터 있던 우리나라의 민박과 같은 시스템이며 단지 휴대폰으로 검색, 예약이 가능하다는 차이만 있습니다. 옛날 우리나라 바닷가나 촌에 가면 교통도 안 좋고 숙박할 곳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민박들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요즘은 교통이 좋아 시내로 어려움 없이 나올 수 있고 촌이라 하더라도 면 정도면 모텔 하나씩은 다 있습니다. 즉, 공급이 모자라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공급이 없어 민박이 있었다면 요즘은 공급이 많아 오히려 민박이 없어졌습니다. 이럴 때 민박 상품을 쉽게 인터넷에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 바로 에어비앤비이고 그로 인해 공급은 더 많아졌습니다. 사회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관련 숙박업들은 치열한 싸움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만 살아남게 됩니다.
호텔, 모텔, 펜션, 여관, 민박들은 저마다의 혁신을 통해 고객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이때 각자 만족시켜야 하는 고객들이 다릅니다. 호텔은 높은 비용이 들지만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텔과 펜션은 중간 비용에 중간 정도의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여관과 민박은 낮은 비용에 낮은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찾게 됩니다. 이때 에어비앤비의 고객들은 낮은 비용에 중간 정도의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고 모텔, 펜션, 여관, 민박이 이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모텔과 펜션은 이미 중간 정도의 서비스를 하기 있기 때문에 에어비앤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높이거나 가격을 낮춰야 하고 여관과 민박은 중간 정도의 서비스를 시행해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혁신의 순기능이라고 생각되나 문제는 이것이 공평한 싸움인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모텔은 시내나 번화가에 존재하여 고정비용이 크고 펜션은 도시나 시내와 멀어 거의 주말 장사로 고정비용을 충당해야 합니다. 그럼 아파트를 빌려주는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는 거의 안 쓰는 날에만 빌려주면 되기 때문에 고정비용이 적습니다. 모텔과 펜션은 에어비앤비와 싸우기 위해 자금을 들여 서비스를 높였는데 고정비용은 에어비앤비보다 훨씬 크니 이익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싸움에 져서 많은 모텔과 펜션이 줄어들어 들었다면 에어비앤비는 이제 사회의 일정한 수요를 충당해야 하고 많은 이들이 일정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의 불만이 없고 혁신으로써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간 것이 되는데 에어비앤비의 공급이 들쑥날쑥하고 서비스가 떨어지면 오히려 소비자들로서는 사회적인 이익이 올라간 것이 아닌 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숙박업에 대한 공급을 조절하고 정기적으로 시설이나 서비스 관리를 하고 있는데 에어비앤비로 인해 시장 경쟁을 통해서만 시설, 서비스 관리를 하게 되면 그것이 정말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더 많아지는 방향인지를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공유경제의 대부분 서비스들이 이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버의 경우 놀고 있는 차와 사람이 택시처럼 영업하게 하면 고객 비용은 저렴해지고 고객 서비스는 올라갑니다. 기존의 택시와 비교해 보면 확실히 혁신이 일어난 것입니다. 택시는 가격을 내리던지 서비스의 질을 우버보다 높여 이에 대응해 나가야 하는데 택시가 만약 거의 없어지고 우버가 성행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누구나 택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은 더 저렴해질 것이고 서비스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소비자들에게는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코로나 사태나 추석이나 설날에 택시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거리에 우버는 없어지게 되고 사람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지만 사람들이 우버를 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타다가 한창 성행하고 있을 때 타다의 목적은 택시업계의 혁신인데 정부에서 기득권 보호를 위해 택시업계에 손을 들어주려고 하고 있다고 판단을 했었습니다. 택시업계야 말로 서비스는 높아지지 않는데 미터기만 빠르게 올라가는 그런 업계라 생각했고 과거에도 현재에도 서울의 일부 야간 택시기사들의 만행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혁신하는 데에는 타다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법을 피하려 하다 보니 문제 해결을 엉뚱하게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타다가 택시회사가 되어서 모바일 결제나 콜 서비스 등의 혁신을 주도하여 소비자들의 이익을 증가시켰으면 되었을 것 같은데 공유경제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자신들의 시간제 렌터카 사업모델에 우버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다 보니 엉뚱한 문제(한국의 우버가 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시간, 비용을 쓴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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