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는 2012년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소위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기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였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근 20년 동안 디플레이션이 지속되어 물가는 오르지 않고 그로 인해 기업은 상품 가격이 오르지 못하니 힘들고 엔고도 겹쳐 수출 경쟁력도 잃었습니다.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부양 해결책으로 인플레이션을 들고 나선 게 어찌 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엔화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왔을 때 오히려 더 강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금융위기로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엔화는 달러의 대체 투자처가 되면서 강해지는 면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엔화가 달러의 대체 투자처가 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를 실시하게 되어 미국채의 금리가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투자금들은 금리가 너무 낮지 않고 경제가 탄탄한 국가의 국채를 사고 싶어 지게 됩니다. 그때 일본은 좋은 대체 투자처가 되고 일본 국채를 사기 위해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면서 엔화의 강세가 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일본 입장에서 보면 엔고는 좋지 못합니다. 단지 환율 때문에 수출경쟁이 밀리니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세계적인 경제위기에서 곧바로 살아나기 힘들게 됩니다. 마을에 큰 불이 나 사람들이 일본인 집에 몰려들었는데 일본인은 잠시 동안 사람들의 인력을 빌려 쓸 수 있어 좋지만 밥도 줘야 하고 잘 곳도 부족하고 근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격입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는 예전 금융위기처럼 엔화가 강세가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말이죠. 현재 엔/달러 환율이 107엔이니 위 그래프에서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우선 세계적 경제 위기의 근원이 인간이 만든 금융시스템이 아니라 바이러스인 전염병이고 미국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하였지만 일본도 이미 아베 정권 들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투자금들은 대체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데 달러를 확보하는 것보다 좋은 게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국채에 투자하자니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일본 국채는 이미 마이너스 금리가 되었고 투자할 수 있는 곳이 금 정도밖에 없게 된 것 같습니다.
엔화의 변동이 크게 없다는 것은 원/엔 환율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008년에는 환율이 50% 이상 치솟았는데 현재도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고 있습니다. 현재 원/100엔 환율이 1,144원으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10% 좀 안되게 올랐습니다.
현재 원/달러 환율도 안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엔화도 3월에 크게 오른 후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마치 폭풍전야처럼 고요한 기분마저 드는데 이 폭풍이 비껴갈지 강타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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