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산업을 처음 들었을 때 4차 산업혁명을 들은 지도 얼마 안되었는데 5차 산업도 건너뛰고 바로 6차 산업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혁명'인데 산업혁명의 순서와 산업의 형태를 혼동한 해프닝이었습니다. 기억하기로는 초등학교 때 배운 것 같은데 1차 산업은 생산을 말하고 2차 산업은 가공, 3차 산업은 서비스입니다. 농축산업, 임업, 수산업에서의 직접 작물을 생산, 사육, 어획하는 것은 1차 산업이고 생산한 농수축산물을 가지고 형태나 성질을 바꾸면 2차 산업, 서비스를 가미하면 3차 산업이 됩니다. 생산자가 이 모든 일을 하게 되면 1차 x 2차 x 3차 = 6차가 되므로 6차 산업이라고 합니다. 모두 더해도 6차이지만 곱하기를 하니 뭔가 시너지가 더 발생하는 느낌입니다.
6차 산업이라는 모델은 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졌고 우리나라도 이를 벤치마킹하였습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빨리 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농촌 역시 빨리 고령화가 이뤄졌습니다. 많은 농가들은 도시민보다 소득이 적고 생활환경도 불편하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6차 산업 모델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농축수산물은 유통마진이 큰 분야라 생산자는 1차 생산만 하면 이윤을 많이 얻기 힘듭니다. 하지만 가공을 하면 보관기간, 다양성이 증가하므로 이윤을 더 붙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가공품이 인기를 많이 얻으면 큰돈을 벌 수 있을 테지만 대부분의 농축수산업 생산자들은 공산품 생산자들 보다는 마케팅과 유통에 큰 자금이나 노하우를 가지기 힘드므로 체험, 숙박 등의 서비스를 붙여 다른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주로 농산물 수확 체험이나 주말농장, 숙박을 하는데 대규모로 한다기보다는 소소하게 진행하여 농민과 도시민이 교류하면서 농민의 소득 증진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6차 산업은 일본에서 나름 성공한 모델이지만 사실 생산자가 모든 것을 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시간은 농한기를 이용한다치더라도 고객관리나 마케팅을 농번기에 같이 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조합단위로 하게 되면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마을 단위로 한다면 마을전체의 소득이 같이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인들은 일부러 돈을 내고서라도 불편함을 감수하며 캠핑을 가는데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가지는 도시인들을 농촌과 접목시키면 농가 소득 증대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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