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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식

1인당 GDP 3만 달러와 나의 월급은 연관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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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나라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지표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국내총생산(GDP)입니다. 국내총생산은 그 단어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1년 동안 한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모두 합산한 값입니다.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재화나 서비스는 우리나라 GDP로 계산이 되고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생산하나 재화, 서비스는 그 나라의 GDP로 계산됩니다. 그래서 한 국가의 국민이 얼마나 많은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국민총생산(GNP)도 있습니다.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재화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을 고용하고 우리나라에서 주로 소비를 하기 때문에 GNP보다는 GDP가 한 국가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데 더 알맞습니다. 

 

   GDP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부가가치를 더하는 방법과 최종 생산물의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재화를 생산할 때 커피 판매를 예로 들면, 원두를 생산(또는 수입)하는 기업, 원두를 로스팅하는 기업, 커피를 내리는 카페를 거쳐서 커피가 생겨납니다. 원두를 생산하는 기업이 씨를 뿌려 커피나무에서 직접 원두를 1000원에 판매하고 로스팅하는 기업은 원두를 1000원에 구입하여 2000원에 판매하고 카페는 2000원에 로스팅된 원두를 구매해서 소비자에게 4000원에 판다면 이때 각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1000원, 1000원, 2000원이 됩니다. 결국 4000원이라는 부가가치의 합이 국내총생산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계산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최종 생산물의 가격으로 GDP를 계산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카페에서 파는 커피의 가격인 4000원이 GDP가 되는 것이죠. 카페가 4000원에 커피를 판다는 것은 소비자가 4000원에 산다는 의미가 되므로 보통 GDP를 구할 때는 지출의 합으로 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 국가의 GDP는 가계 소비+기업투자+정부지출+(수출-수입) 이 됩니다.

 

   GDP 값을 볼 때마다 명목, 실질이라는 단어가 붙게 되는데 이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했는지의 여부 차이입니다. 작년 커피값이 4000원이었지만 올해는 물가가 올라서 5000원이라고 하면 같은 판매량 이더라도 GDP는 커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물가가 오르면 오르는대로 가격을 계산한 값이 명목 GDP입니다. 하지만 만약 작년 커피 가격을 기준으로 올해의 모든 커피의 가격을 매긴다면 실질 GDP가 됩니다. 이 때는 판매량(=소비량)만이 의미가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GDP의 등락을 생산량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작년에도 10개 커피를 팔고 올해도 10개의 커피를 팔면 작년 커피값은 4000원이니까 총판매량은 4만 원이 되지만 올해는 커피값이 5000원이니까 총판매량은 5만 원이 되고 명목 GDP에 반영이 됩니다. 하지만 커피 가격을 작년 가격에 고정시키면 작년과 올해의 총판매량은 4만 원으로 같게 되고 실질 GDP에 반영됩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현재 GDP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GDP는 달러로 환산한 값을 쓰므로 환율에 영향을 받습니다. Y축 단위는 억 달러이며 2019년 약 1조 6천억 달러(1달러 1150원으로 보면 1840조 원)를 달성했습니다.

국내총생산 - 출처'한국은행'

1인당 GDP는 2019년 3만1754달러입니다. 한 때 2만 달러 소득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을 보고 2만 달러 소득이 한계가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었는데 3만 달러를 돌파한 것도 2017년부터이고 4년 차가 되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 - 출처'한국은행'

사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늘었다고해서 국민들의 소득이 올라간 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벌어들인 소득을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국민총소득(GNI)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GNI의 증감률이고 해마다 얼마나 소득이 늘었는지 알 수 있는데 2015년 이후로 증가율의 정도가 적어집니다. 국내총생산은 2015년 이후로 늘고 있고 소득 또한 늘고는 있지만 증가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총소득 증감률 - 출처'한국은행'

나는 2000원짜리 커피밖에 못 마시는데 남들은 5000원짜리 커피도 스스럼없이 잘 마신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서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사회에 대한 반감이 생겨 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소득 분배를 보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지니계수가 있으며 값이 0이면 모든 사람의 소득이 평등하고 1이면 소수만이 모든 소득을 가진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잘 된다고 말하는데 보통 0.4를 넘으면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고 합니다. 2013년 전까지 0.4를 넘기고 2016년 이후로 다시 0.4를 넘겨 불평등 정도가 심해졌습니다. 

 

지니계수 - 출처'한국은행'

1인당 GDP가 3만달러인 시대가 되었지만 월급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국민 간 소득 격차는 벌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확실히 국내 경기가 살아나는 모양이었지만 국민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 때 정부는 소득 분배를 늘리는 정책, 복지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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